camera2014.12.16 18:39

디지털카메라 붐이 피어나기 직전에 니콘에선 여러 개의 디지털카메라를 만들었다. 그 중 쿨픽스 775, 885, 995를 비롯한 몇몇 녀석들은 4cm 접사라는 (당시 기준으론) 파괴력있는 무기를 들고 등장하였다. (이들 중 885와 995는 준 하이엔드급 녀석이었다) 예전에 디지털카메라와 포토샵 관련 작은 서적에 이 카메라가 추천 리스트로 등장한 게 기억나는데... 그 책이 출시된 지 13년만에 쿨픽스 885가 손에 들어왔다.



FUJIFILM | FinePix X1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sec | F/4.0 | +0.33 EV | 23.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4:12:11 23:19:25



이 녀석은 액정 고장, 렌즈 함몰, 셔터버튼 미작동 등 문제가 있는지라 그대로 쓸 수가 없었고, 결국 약간 손을 봤다. 못 쓰게 된 쿨픽스 4300의 셔터유닛, 액정, 렌즈유닛을 전부 떼어다가 885에 이식해줬다. 다행스럽게도 CCD 센서는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버젓이 살아있어, 디카 본연의 기능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었다. 여기에 싼 티 나는(?) 은색 외부 껍데기를 제거하고, 4300에 있던 검정색 하우징을 씌워줬다. 찍고 보니 그럭저럭 자세가 나온다.


(일본어 스티커로 가려놓은 부분에는 COOLPIX 4300이란 모델명이 있다. 물론 정체는 300만화소의 쿨픽스 885.)



FUJIFILM | FinePix X100 | Aperture priority | Pattern | 1/2sec | F/4.0 | +0.33 EV | 23.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4:12:11 23:20:22



렌즈 캡이 있다지만 이건 말 그대로 렌즈 보호용 캡이기 때문에 전원을 켜는 즉시 재빨리 제거해야 한다. 렌즈가 훅 튀어나오기 때문.


갑자기 생각이 나서 다시 분해 후 배터리방에 약간 손을 봤다. 당시 출시된 니콘 쿨픽스 시리즈들 중 배터리 도어가 깨져 제대로 닫히지 않는다는 등의 사례가 많아서 볼 때마다 의문이 들었는데(물론 이 녀석은 멀쩡하다), 배터리 도어가 허술하게 설계된 건 둘째고 배터리방 밑의 스프링(배터리를 꺼내기 쉽게 하기 위해 설치되었음) 텐션이 심할 정도로 세게 세팅되어있었다 -_-;; 결국 스프링을 잘라 약간 단축시키는 방법으로 해결했다. 배터리를 꺼내는 데 약간 불편하지만, 아주 못 꺼낼 정도는 아닌 수준으로 조절되었다.



NIKON | E885 | Normal program | Pattern | 1/3sec | F/2.8 | 0.00 EV | 8.0mm | ISO-400 | Flash did not fire | 2014:12:11 23:18:54



시험촬영을 몇 번 해봤다. 885의 증명사진을 찍어준 X100의 모습이다. 센서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심도 표현이 약간 깊은듯한 인상을 보인다. DSLR 사용시 F2.8 조리개로 촬영하면 초점이 맞은 포인트 주변이 보통 시원하게 흐려지는 일명 아웃포커싱 효과가 나타나는데, 쿨픽스 885는 센서 크기가 작아서 그런지 F2.8로 촬영했음에도 배경흐림 효과가 과장되어 나타나지는 않는다.



NIKON | E885 | Normal program | Pattern | 1/3sec | F/2.8 | 0.00 EV | 8.0mm | ISO-311 | Flash did not fire | 2014:12:13 23:44:13



프린터기 한쪽 면에 대고 근접촬영을 해봤다. 자동 화이트밸런스 능력치가 885 출시 당시엔 미약해서 그런지, 실내 촬영시 누렇게 나오는 경우가 가끔 있다. 장면촬영 모드나 화이트밸런스 메뉴에서 세팅을 해주던지 포토샵으로 해결하던지... 촬영자가 보완을 꼭 해줘야 한다.



NIKON | E885 | Normal program | Pattern | 1/2sec | F/2.8 | 0.00 EV | 8.0mm | ISO-400 | Flash did not fire | 2014:12:16 17:58:06



날이 어두워졌길래 야간촬영 능력을 테스트해보았다. 삼각대 그런거 없고 그냥 벽에 대고 눌렀다 -_-;; 붉은 빛이 더 과장되어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당시 니콘은 빨간색을 미친듯이 좋아했다고... 지금이야 센서 제조 기술이나 화이트밸런스 컨트롤 기술이 좋아져서 정확도나 정밀도가 높아졌다곤 하지만, 개인적으론 이런 개성있는 센서를 가진 카메라를 좋아한다.



이리저리 찍고 보니 벌써 배터리 칸이 절반으로 줄었다. 쿨픽스 885의 치명적인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전력 소비량인데, 배터리 스펙을 살펴보니 요즘 디카용 배터리들의 절반 수준의 용량을 갖고 있다. 간단히 쓰자면 풀타임 사용시 사용시간이 1시간 이내로 무척 짧다(이 전력소비 문제는 후속모델인 쿨픽스 4300도 그대로 안고 간다). 때문에 야외에서 하루종일 풀타임 촬영시 2~3개의 배터리를 필수로 준비해야 한다.



885를 몇번 만져보니 확실히 실내 촬영에선 그야말로 깡패급인 데 반해 야외에선 전력소모에 밀려 어중간한 녀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후속기인 4300이라도 이러한 점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센서만 400만 화소로 업그레이드됨). 동급 경쟁자인 캐논의 파워샷 A시리즈가 일반 건전지 4개를 채택하여 배터리 수급의 편의란 절충점을 찾았고, 또 한 계단 위 라인업인 파워샷 G1, G2가 탱크 배터리를 안고 긴 사용시간을 보여준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부분이다.


기회가 되면 배터리 2개를 갖고 바깥에서 테스트컷을 더 찍어보고 싶다. 야간이나 실내촬영만으론 이 녀석의 가치를 단정짓기엔 무리가 있을 듯 싶다.


Posted by Byeoreog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