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ailroad2008.01.20 19:07

수도권 분당선 철도에 구룡역이 있는 건 사람들이 잘 알지만, 전혀 다른 곳에 또 다른 구룡역이 있다는 사실은 모르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그것도, 한 때는 비둘기호가 멈추던 곳이었고 막판엔 통근열차가 퉁퉁퉁 소리를 내며 지나던 곳이었다. 그런 곳이 있었다고? 이 생소한 구룡역은 전라남도 순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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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겨울인지라 나뭇가지들만 남은 나무들이 일렬 종대로 구룡역 승강장 뒷편에 서 있었다. 역의 흔적이 사라지면 다음엔 저걸 참고로 구룡역을 찾아야할지도 모른다. -_-;;


2015년 이 글을 고치는 시점에서 적자면, 순천시내버스 84번, 88번을 타고 구룡정류장에서 하차하면 접근이 가능하다. 88번 시내버스가 자주 오니 이 버스를 타고 접근할 것을 권한다. 내린 후, 철길 방향으로 내려가면 구룡역이 나오지만, 역 명판 등이 없기에 처음 찾는 사람은 역이 어디 있는지 확인하기 쉽지 않다. (이 경우엔 구룡건널목을 찾으면 된다. 약 200여 미터 가량 떨어진 곳에 플랫홈이 있다.) 다만, 승강장 및 역 주변은 초록색 울타리를 설치하여 승강장에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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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은 승강장과 건널목 외엔 정말 아무 것도 없었다. 과거엔 배치간이역으로 영업한 적이 있어서 구룡역을 관리하는 건물이 들어섰을법도 한데, 흔적도 없다. 간이역의 필수요소인 역전상회도 없다.


대략 승강장 길이를 보아하니 겨우 열차 2량 들어올까 말까한 정도다. 2006년 통근열차를 탔을 당시엔, 통근열차 끝의 열차칸은 아예 승강장에 들어가지 못했던걸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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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교, 보성방향 철길. 날씨가 우중충한 게 눈이 올 것도 같고, 진눈깨비가 흩날릴 것도 같은데 여전히 저 모양 그대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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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1월 1일부로 통근열차 운행이 폐지되면서 모든 열차가 통과하였고, 다시 상/하행 총 3회가 교통불편지역 지원을 이유로 다시 정차하였지만 2007년 6월 1일부터는 더 이상 여객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있다. 구룡마을 앞을 지나는 순천시내버스는 2개 노선이 약 12회, 좀 더 걸어가 88번이 서는 구룡정류장으로 가면 이건 15~20분마다 1대씩 버스가 지나간다. 통근열차가 아닌 무궁화호가 설 자리는 없는 셈이다. 통근열차 폐지는 그나마 남아있던 구룡역에 결정타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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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열차가 서지 않는 간이역들에 이런 팻말이 하나씩 붙기 시작하였다. 안전은 중요하다. 그런데 위압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주민 분들이 열차가 뜸한 틈을 타 철길을 넘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글쓴이 주 : 2014년 초겨울에 결국 초록색 울타리를 깔아 접근 자체를 못하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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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를 무심코 쳐다보았는데 정겨운 철도청 마크가 보인다. 구룡역 플랫홈엔 특별한 가로등을 설치하지 않고, 가로등+전봇대 일체식 조명 시설을 사용하였다. 근처의 전봇대에 가로등만 가져가 붙이는 형식. 공간절약을 꾀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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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옛 역명판이 서있던 흔적. 다솔사역이나 유수역, 양보역 등에서 볼 수 있는 스타일이다. 한 홈페이지에 게시된 옛 사진을 봤는데, 한국철도 CI적용 대형 역 폴사인이 세워지기 전의 구형 역명판이었다. 흰 바탕 검은 글씨의 나무 간판에, 대략 이런 식.

 

 

구 룡

Kuryong

벌교<->원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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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를 다녀온 분들의 말씀으론 키 작고 이상하게 생긴 소나무가 역을 지켰다고 한다. 일종의 구룡역 역목(驛木)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구룡역을 찾아간 날은 소나무가 이미 잘려나간 뒤였다. 공식 폐역되어 승강장마저 갈아엎는다면 과연 어느 누가 여기에 기차역이 있음을 알지... (사족이지만, 간이역 답사를 하는 철도동호인 중 경력이 있는 사람들은 역목이 있는 위치를 보고 대강의 역터를 추측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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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 구룡역이 2007년 6월 1일자부터 기차역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였기 때문에, 빠르면 2009년 이후 폐역될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2015년 현재 아직 구룡역은 전산거리표에서 말소되지 않은 상태.


기차역이 사라진 것을 아쉬워하는 주민들도 있겠지만, 현 시점에서 순천 구룡역은 다시 돌아온다 해도 자리가 없어졌다. 이제 아무에게도 도움이 되지 못한 간이역. 세월이 지나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정말로 강남의 구룡역만을 기억할지도 모르겠다.



* 전남 순천시 별량면 구룡리 소재. [기차역의 역사에 대해선 링크 참조]


* 1932년 11월 1일 무배치간이역으로 영업 개시

* 1985년 1월 1일 무배치간이역으로 격하 (대매소 폐지로 추정)

* 2007년 6월 1일 여객취급 중지 (전 열차 통과)

Posted by Byeoreog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