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mera2016.03.24 23:00


미러리스를 쓰는 사람들 중엔 수동렌즈를 자기 취향에 맞게 장착하여 사용하는 걸 가끔 볼 수 있는데, 심지어는 교환식이 아닌, 옛날 필름카메라의 붙박이 렌즈를 떼어다가 미러리스용으로 개조한 사례를 가끔 볼 수 있다. 우리 나라에서도 극소수긴 하지만 사례가 어느 정도 있다.


N모 검색창으로 찾아보니 소니 NEX용으로 렌즈를 적출, 장착한 사례가 몇 있었다. 물론 후지필름용으론 사례가 없었고... 실망하던 찰나에 문득 떠오른 것이 구글신... 구글로 무작정 되도 않는 일본어로 검색해 보니 은근히 사례가 많았다. 렌즈 모델명으로 입력하면 더 많은 개조사례가 나온다. 이쯤 되니 나도 "한번 해봐..?" 하는 생각이 들 터.



기회를 바로 잡았다. 중고장터에 고장난 필름카메라 하나가 포착되었다. 망설일 것 없이 "No return, no clame"으로 바로 주문. 개조에 사용될 렌즈는 1960년대에 생산된 '후지카(후지필름) 하프'였다.


난 이 녀석의 렌즈를 꺼내 X-Pro1의 바디캡으로 사용할 것이다.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10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18 14:43:18



[FUJICA Half / フジカ ハーフ]



- 메이커 : 일본 FUJI PHOTO FILM (현 FUJIFILM)

- 출시연도 : 1963.11

- 형식 : 35mm Half Frame EE Camera

- 셔터 : Seiko-L. Auto, B, 1/30, 1/60, 1/125, 1/300s. X접점, 셀프타이머

- 파인더 : 브라이트 프레임. 노출정보를 바늘로 표시. 목측식 (이중상 합치식이 아니다. 감으로 맞춰야 한다)

- 렌즈 : FUJINON 28mm f/2.8, 4군 5매 렌즈구성

- 초점 : 60cm~무한대.

* 조리개 : 최대개방시 f2.8, 최소시 f22

* 조리개날 매수 : 4매 (사각형)

- 노출계 : 셀레늄 전지. 셔터와 연동

- 필름감기 : 바디 위에 우측 레버 사용

- 그외 : 셔터 우선식 EE, 수동노출 가능

- 크기, 무게 : 113 x 86 x 45mm, 440g



개조를 위해 다음 링크를 참조하였다.


http://endoscopy.jp/moto/camera/camera_repair/fujica_half/

http://ameblo.jp/miyou55mane/entry-12014201187.html (첫번째)

http://ameblo.jp/miyou55mane/entry-12015120205.html (두번째)


링크에 등장한 하프카메라는 자매모델인 Fujica Drive 기종으로 나와있지만, Half와 Drive 기종의 렌즈는 광학설계가 동일하기 때문에 일부 연동 쇠막대기 파츠가 다른 걸 빼곤 그게 그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640 | Flash did not fire | 2016:03:18 14:58:45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4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18 15:06:03




어설프지만 분해 시작. 도구가 없으면 적당한 스킬로... 저런 걸 분해하는 도구가 따로 있지만, 그냥 송곳 2개로 적당히 꽂아서 돌리면 된다. 와인더는 뭐가 중간에 부서졌는지 먹통이다.




대강 파악한 이 카메라의 문제는 다음과 같다.


- 노출계 사망. 셀렌식 광전지는 셀레늄 특성상 빛에 노출되다 보면 자동척으로 소모가 되는데, 대개 20~30년 정도면 카메라에서 그 수명을 다한다. 올림푸스 펜 하프카메라를 쓰는 분들(특히 PEN EE-3 같은 애들..)은 유심히 체크해야 한다. 까딱하면 재미 보겠다고 필카 샀다가 못써먹는 불상사가 생긴다.

- 와인더 모듈 일부 파손. 막대기가 끊어졌다.

- 몇몇 링크의 스프링 부식. 스프링 자재만 있다면 야매로 조정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 내부청소 및 점검 일절 안했는지 쇳가루 범벅. 이건 오버홀(overhall)이 필요했다. 말 그대로 전체를 싹 분해 후 비눗물 입수에 솔로 깨끗이 닦고, 완전건조하고, 기름칠 다시하고 재조립해야...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18 14:49:55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5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18 15:51:54




렌즈뭉치를 분해하기까지 1시간이 걸렸다. 60년대 카메라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나사는 올 ㅡ자로만 구성되어있다. 드라이버를 그냥 댔다간 그냥 나사가 문드러진다. 알루미늄 호일마냥 진짜 흐물흐물...


렌즈셔터는 시험삼아 몇몇 레버와 뭉치를 건드려봤는데, B셔터부터 1/300초까지 유닛이 멀쩡히 살아있었다.


사실 셀렌 광전지가 사망하였다 해도, 와인더가 멀쩡하고 셔터스피드 값과 조리개값을 모두 조종할 수 있다면 이 후지카 하프카메라를 노출계 없이 쓸 수는 있다(뇌출계 실력이 무럭무럭 자라날듯). 하지만 위에 적었듯 몇몇 트러블이 확인되어 실제 필름카메라의 역할은 포기해야 할 것 같고, 분해를 한 이상 돌이킬 수는 없으니 그대로 분해를 더 진행하였다.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18 17:40:04




뒷면... 전선이 짧은 게 기억하기론 플래시 싱크로 뭐시기... x접점? 쪽에 연결되는 선인 듯 하다.


여태까지 송곳, 미니 드라이버 세트, 뺀찌. 삼종신기를 하나도 빼먹지 않고 다 쓴 것 같다. 몇 번 도구를 써 보니 이제 요령이 생긴다.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8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20 18:05:15




중간과정 사진이 빠졌는데... 렌즈 앞부분을 차례차례 분해하여 바디와 연동되는 기어박스, 스프링, 렌즈셔터 날을 비웠다. 그래야 렌즈가 조금 가벼워지기 때문. 여기서 중요한 게, 조리개 유닛은 절대 건드리면 안 된다. 렌즈 조리개와 초점 조절 장치는 수동렌즈에 꼭 있어야 하기 때문.

(굳이 과정을 확인하고 싶다면 http://ameblo.jp/miyou55mane/entry-12015120205.html 참조)


분해 및 재조립 과정을 거치면 렌즈뭉치 밑의 셔터스피드 레버는 무용지물이 되고, 조리개 유닛만 렌즈뭉치 내에서 정상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16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22 23:06:35



렌즈셔터를 비워냈으면 적당히 틈막이를 해놓고, 바디캡에 구멍을 내어 렌즈뭉치와 맞춰본다.

바디캡에 구멍만 뚫고 붙이면 무한대 초점이 안맞기 때문에, 캡 앞부분을 사포로 갈아줘야 원거리 풍경을 찍을 때 제대로 초점이 들어맞는다.

(바디캡이 아닌 어떤 형태로 렌즈를 개조하더라도, 이 무한대나 백포커스 교정은 필수과정이므로 절대 빼먹어선 안 된다.)


바디캡 윗면을 사포로 적당히 갈고, 물청소해주고, 다시 맞춰보고, 안맞으면 다시 갈고... 2회 반복하여 얼추 포인트를 찾아내는 데 성공.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1250 | Flash did not fire | 2016:03:21 16:55:09




캡과 결합한 뒷면의 모습. 저걸 찍은 이후 바디캡이 빠지지 않도록 마운트 주변의 텅 빈 부위를 다른 X마운트 렌즈들과 동일한 규격으로 메웠다. (팁 - 믹스엔픽스 같은 걸 쓰면 정말 효과적이다.)


렌즈개조를 할 때 접착제 사용은 최소화하고, 폐품 부속을 재활용할 수 있다면 최대한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였기 때문에 기존 폐품 부속들을 최대한 모아두었다가 바디캡과 결합할 때 요긴하게 써먹었다. 뒷면이 약간 어수선해졌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튼튼하게 결합되었다.


무한대 교정 및 바디캡과의 합체가 끝났으면 먼지청소를 해주고, 역순으로 조립하여 마무리한다.


나중에 초점링도 손을 좀 보았는데, 안쪽 턱을 깎아놓아서 대략 47cm 내외까지 접근할 수 있게 되었다. 사실 많이 깎아는 놓았는데 저것보다 더 가까이 가서 찍으려 하면 무슨 수를 쓰더라도 디테일이 뭉개지는지라... 대략 47cm 정도를 마지노선으로 본다.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8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21 16:02:33



samsung | SHV-E300K | Normal program | Center-weighted average | 1/30sec | F/2.2 | 0.00 EV | 4.2mm | ISO-1000 | Flash did not fire | 2016:03:22 23:02:48





대강 완성.

어설프지만 그럭저럭 쓸만한 토이렌즈를 하나 얻게 되었다.



[커스텀 바디캡 렌즈]


* 명칭 : 후지논 28mm f/2.8 (35mm 포맷 환산 약 42mm 렌즈의 화각과 유사)

* 렌즈 구성 : 4군 5매

* 초점거리 : 47cm~무한대 (순정상태로는 60cm부터)

* 조리개 : 최대개방시 f2.5(조리개 A값으로 조작시), 최소시 f22

* 조리개날 매수 : 4매 (사각형)

* 마운트 규격 : FUJI X-Mount



하프카메라용 렌즈를 aps-c용으로 쓰려고 하니 이 녀석은 가장자리 디테일이 좋은 편이 아니었다. 아마 aps-c가 아닌 마이크로 포서드용으로 개조했다면, 주변부의 단점을 조금은 감출 수 있을 것이다. 뒤늦게 체크한 부분이긴 한데 대물렌즈에 약간 잔기스가 있는 것도 정말 아쉽다. 어찌 되었던, 수동렌즈가 어떤 맛인지 이해하는 데에는 이만하면 충분할 것이라 생각한다.


남들이 한번쯤 해본다는 렌즈 개조를 직접 해보니 그분들의 수고를 십분 이해할 수 있었다. 사실 실패해도 전혀 잃을 게 없다는 생각으로 막 뜯어봤는데, "그래도 쓸 수 있는 물건"을 건졌다는 점에서 무척 기분이 좋다.




FUJIFILM | X-Pro1 | Manual | Pattern | 1/80sec | F/0/0 | 0.00 EV | 28.0mm | ISO-1600 | Off Compulsory | 2016:03:23 19:18:33


FUJIFILM | X-Pro1 | Manual | Pattern | 1/250sec | F/1.0 | 0.00 EV | 28.0mm | ISO-400 | Off Compulsory | 2016:03:24 14:42:07


FUJIFILM | X-Pro1 | Manual | Pattern | 1/200sec | F/1.0 | 0.00 EV | 28.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6:03:24 15:26:55


FUJIFILM | X-Pro1 | Manual | Pattern | 1/250sec | F/1.0 | 0.00 EV | 28.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6:03:24 15:28:32


FUJIFILM | X-Pro1 | Manual | Pattern | 1/320sec | F/1.0 | 0.00 EV | 28.0mm | ISO-200 | Off Compulsory | 2016:03:24 15:50:22


FUJIFILM | X-Pro1 | Manual | Pattern | 1/125sec | F/1.0 | 0.00 EV | 28.0mm | ISO-1250 | Off Compulsory | 2016:03:24 19:28:33



(이상 샘플)

Posted by Byeoreogok